<니 어디 갔다오노?>
<미술학원 에요.>
<그래! 잘 그리라..>
<누구야 ? 응 내 친구.(그 꼬맹이가 친구란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뒤뚱거리고 걷던 윗집여자아이가 가방을 들고 오다가
둘이같이 있는데도 조집사에게만 안넝하쎄요 한다.
<유치원 갔다오나?>
<예.>
<올때 차 조심해라.>
초등학교 아이가 뛰어오다가 꾸벅 인사를 한다
<학교갔다오나? 아이고 힘들제.>
삼층 개구쟁이 머슴아이가 동네에서도 개구저 아무도 상대하기를 꺼리는 아이도
조집사앞에서 만은 수줍어하며, 안녕하셔요? 인사를한다.
<밥 묵었나>
<예.>
<그래 ! 많이 묵고 잘 뛰어놀아라.>
세상에 밥먹었냐 는 인사는 내가알기는 한 30-40년전 농촌에서나 했던 인사법인데
남이야 밥을 먹었던지 말았던지 오지랍도 넓다. (조집사 마누라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밥상차리고 있는데 금방 옆에서 배고프다던 사람이 없어졌다.
찾아보니 밖에서 옆집꼬맹이의 세발자전거를 아이에게 무엇이라고 구슬려 빌렸는지
긴다리 쪼그리고 타고있다 아이는 아까운것 선심 쓴다는 표정으로 좇아다니고있다.
어떤날은 얼굴이 벌게져서 나 없다고 해 하며 방으로 뛰어들어가 숨는다
조금있다가 아직 학교도 안다니는 남자아이가 아저씨 어디있어요 찾는다.
돌려보내고는
왜 그러는데 물으니, 꼬맹이 숨박꼭질 하고 놀아주었으면 돼었지 자꾸 놀자고 한다나.
그래서 도망왔단다. (딱이다 딱)
동네에서 하는 바자회 에 갔다.
이물건 저물건 구경하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옆에 쪼르륵 와서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떻고
연신 따라다니며 설명을 한다.
다른사람 아무에게도 그런 환대를 안하는데 같이있는 나에게는 본척만척 하고
조집사에게만 하는 환대다.
<누구야? >
<응..누구누구야...>
또 어떤중년여자가 아는척을 한다.
<또 누구야?? > 하면
<응....누구야..>
어떤아저씨 무리들이 함께 공원의자에 앉았다가 어디가십니까? 하고 인사한다.
네, 산보합니다.
허리가 꼬부라진 하얀 노인네가 혼자 앉아있다.
조집사 달려가더니, 어르신! 거동이 어떠신지요?? 일교차 가 심해서 몹이 버겁지요??
한참 굽신거리며 이야기 하고 온다.
<아유~ 국회의원 나와라.> 그러니, <내가 그래도 되겠지??> 한다.
나에게는 없는 오지랍이다.
내가 정말로 따라하고 싶은데, 나는 도저히 안되는 오지랍.
언제인가 집안 일을 하느라고 땀을 흘리고 이제 조금만 하면 끝이다. 하며 열심히 하고 있는데,
보드랍지도 않은 나물을 한봉투도 아닌 세봉투나 들고 왔다.
세상에 식구도 없는데 이것을 다 어떻게 하라고...
그것도 보드랍지가 않아서 어떻게 먹을까. 싶은 그런 나물을...
<이렇게 많이 사오면 어떻게 해요? >하니..
<응 저 아파트 입구에 어떤 멀숙하게 생긴 젊은이가 아마 퇴출을 당했나봐. 먹고살겠다고 파는데,
어떻게 안사주노? 그레서 다 사왔제.>
<아이구 잘했다잘했어. 혼자 삶아먹고 볶아먹고 부쳐먹고 다해라.>
주일오후 한손에 커피 한손엔 식혜를 담은 컵을 가지고 와서 식탁에 놓고
또 누가 닭띠 아니랄까봐 또 밖으로 나간다.
우리집 문은 조집사 때문에 열렸다 닫혔다. 분주스럽다.
이거뭐야? 물으니까..거리노점상 단속반원들이
관악산 밑에서 산에 오르는 사람들 상대로 두모녀가 커피와 식혜를 팔고 있는 리어카를 빼았아 가길래,
소리쳐 야단쳤단다.
<거 먹고 살겠다고 하는 장사인데, 놓아두소. 돈있으면 상가에서 장사하지 여기서 장사하겠소?>
그랬더니 그모녀 조집사만 지나가면 뛰어와서 절하며 두손에 드시라고 쥐어주고 뛰어간단다.
(어머이...못말려~~~)
한김에 한마디 더하자.
어짜피 조집사 컴퓨터 켤줄도 몰라서 누가 당신 마누라가 교회홈페이지에 당신 흉을 보았다고
일러주기 전에 모를거니까....
퇴근을 하고 와서 씻은후 저녁을 먹으면서 말한다.
어떤행색이 허름한 남자가 담배를 물고 지하도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행동으로 흔들길래,
담배불을 빌려달라고 하는줄 알고 성냥없다고 했단다.
그랬더니 그사람 이상하게 조집사에게, 먹고살기 힘들어?? 라고 하더란다.
그사람이 왜 그런소리를 했을까? 나에게 묻는다.
아이고 답답해라. 그사람이 왜 그랬겠어요? 그사람손에 무엇인가가 없었어요?
응 볼펜상자가 있었어.
그러면 볼펜 팔아달라는 거였지요.
아 그렇구나, 볼펜을 팔아달라는 거였구나, 나는 담배불 빌려달라는 것인줄 알았지.
아무도 안사주었나본데, 어쩌지? 하고, 밥먹다가 자기랑 똑닮은 딸이랑 눈이 둥그래져서
큰일난것처럼 뛰어나간다.
서방님~그사람 벌써 다른데로 갔어요. 해도 말안듣고 나간다.
나에게 없는 내가 갖고싶은 오지랍을 가진 조집사에게 내가 존경의 표현으로 쓰는 단어가 서방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