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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이야기 - 퍼온 글

김목사 (2005-06-29 01:12:49, Hit : 389, Vote : 4)

지난 번, 배추 가져온 교회 - 홍성의 홍동밀알교회
오리 유기농 쌀도 가져왔었죠.
그 교회 아주 푸근한 사모님 기억 나시죠?
이혜경 집사님, 손가락 따 주시던 그 사모님

그 사모님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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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이가 노래하는 서늘한 밤입니다.
밤 기운이 이렇케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유난히 더운 낮 기운 때문인가요?

딸래미가 머무는 작은 자취방엘 다녀왔답니다. (시골에 고등학교가 없어서, 자취하고 있어요)
어제 밤 11시 자려는데 문자가 왔어요.
"엄마! 쪄 죽겠어요...선풍기 갖다 주셔요....ㅡ.ㅡ;"

홍성 하이마트를 거쳐 가격을 알아보고
시내 허름한 전기상회와 1000냥 코너꺼정 섭렵한 후에
젤루 싼 선풍기를 집어드는 남편에게 저는 계속 궁시렁대었어요.

'여자앤데...그래두 평화가 좋아하는 색에다가 디자인도.....'
계속 투덜대는 내게 남편은 '선풍기가 뭐 별건가? 기능만 잘되믄...'
일축합니다.

친구 핸폰 빌려 문자 날리는 것두 안스럽구
밤에 배가 고픈데 400원밖에 없다구 sos를 치는 것두 안스럽구
기본적인 것두 제대루 못해주는 것같아 속상한 것 투성이인데
남편은 전혀 마음을 알아주지 않습니다.

먹구싶다던 순대 2000원어치를 싸들고 간 방에 메모가 있더군요.
'성적표에요. 좀 더 잘하구 싶었는데... ㅎㅎㅎ 담에 더 힘써볼께용'

남편과 이런 찜통같은 방에서 여름도 보내게 해야나 의논하고 있을 때
복도에 콩콩대며 뛰어오는 소리 뒤에 문이 열리며 헤헤헤 웃는 딸래미가 보입니다.

'야자 시간에 몰래 빠져나왔엉...선풍기가 보고파서....
어? 이거구나.....(실망스런표정)'

......에궁! 왜 그 아이의 뒷 말을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금방 순대를 보고는 다시 배시시 웃음 짓습니다.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에 잠겼고 나는 성경책을 들고 교회로 향합니다.
그 분에게,
나보다 평화를 더 잘 아시는 그 분에게 여쭤보러......
그리고는 다시 평안을 찾았습니다.

어려운 중에 공부하는 목회자 자녀들!
모두 화이팅!!!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