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집트에서
저희들의 이번 2005년 성지답사는 세 개의 코스로 구성된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모세의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출애굽코스이고, 두 번째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예수님의 십자가 코스이고, 세 번째는 터키, 그리스, 로마를 중심으로 한 사도 바울의 선교여행 코스이었습니다.
성지라 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나와 있는 지역’들을 답사함으로써 보다 성경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하였는데, 정말 여기가 맞는 곳일까? 학자마다 설도 다르다고 하는데....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였고, 라오디게아 교회가 어디 있는지 아주 알 수도 없는 곳에서 전체 유적만을 보기도 하였지만 우리의 마음을 아시는 성령님이 함께 해 주셔서 제 마음 속에 그리스도의 마음을 갖게 하셨습니다.
12박 13일 내내 신앙의 선배를 생각하고, 성경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던 것같습니다. 결코 세상에서 아름답고 우아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던....
시간 관계상 한꺼번에 다 정리하지 못해서 조금씩 정리되는 데로 올리겠습니다
우선, 저희들은 동행자들이 모두 성직자이거나 교회 중직을 맡으신 분들이어서 가능한 주일을 적게 빠지기 위해 월요일 출발하여 그 다음주 토요일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월요일 저녁 9:30에 이집트의 카이로를 향해 출발하였는데 비행시간은 12시간, 카이로는 서울보다 7시간 빨라서 새벽 2시 3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한밤중에 카이로 시내 조세르호텔에서 잠시 더 자고 본격적인 답사에 나섰답니다
(비몽사몽이었겠지요^^)
(사진1)은 우리가 잠시 묵었던 조세르 호텔의 외관인데, 조세르왕은 최초의 피라미드를 건설한 왕인데, 그의 피라미드 형태는 계단형이라서 건물 외관에 반영하였더군요. 기둥에는 봉우리형 주두를, 내부 객실 문에는 신전의 파일론 형태를 비롯하여 많은 부분에 이집트 전통 문양을 반영한 호텔이었습니다
다음 카이로 시내를 거쳐서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러 갔습니다. 가는 길에 보여지는 풍경들은 다음과 같은 사진에서...
(사진2)는 카이로 시내의 모습으로 건물형태나 자동차 등이 한국의 70년대말 또는 80년대 초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성들은 머리에 히잡을 썼는데, 사용하지 않은 여성도 있었지만 대부분 여성들은 짧은 것부터 긴 것까지 다양한 길이와 디자인으로 된 것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사진3) 도시 곳곳에 이슬람 사원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4) 여기 보이는 강이 바로 이집트의 젖줄 나일강인데, 길이가 세계에서 제일 길다고 하니 다음에는 나일강 상류까지 가보고 싶어요. 지금의 풍경은 마치 한국의 한강변같지요?
드디어 기자에 도착해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고, 파피루스 전시장에 가서 파피루스로 종이만드는 과정도 보았습니다. 이집트 디자인의 이해는 파피루스의 이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파피루스 줄기, 이파리가 난 모습, 이파리가 줄기에 붙어있는 모습 등이 모두 이집트 건축과 문양에 반영되어 있거든요. 파피루스의 줄기 형태가 삼각형인 것을 유심히 보았었는데, 나중에 외국 사이트를 보니 조세르 왕의 분묘건축 성소에서 파피루스의 삼각형 줄기 형태가 언급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제 구카이로에 있는 예수피난교회와 모세기념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예수피난교회를 현지에서는 아부사르가 교회라고 부르는데 성 세르기우스(St. Sergius)를 아랍어로 아부사르가(Abu-Serga)라고 한답니다. 예수님의 가족이 헤롯을 피해 이집트에 피난왔을 때 잠시 거처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어 5세기경 교회를 세우게 되었답니다. 이집트는 5세기 경 로마제국의 동서분열 이후 동로마에 속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교회건축은 비잔틴 양식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이집트 기독교를 콥틱교회라고 합니다. 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지하로 들어가야 하는데(사진5), 거기서 예수님이 머물렀다고 추정하는 곳은 또 제단 아래에 위치한 지하실로 접근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방문하는 단체관람객들이 매우 많아서 눈으로 한번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사진6) 아부사르가 교회 내부인데,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래서 장신대에서 준 씨디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장신대에서 추가로 인용한 사진은 카이로의 모스크, 모세교회 내부임)
구카이로의 골목은 서울의 종로처럼 매우 좁았는데, 그런 좁은 길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어떤 구간은 중간에 문으로 막혀 있기도 미로 그 자체였습니다. 일행을 잃어버리면
낭패를 보겠더라구요. 그래서 가이드만 졸졸 따라가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다음 모세기념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여기는 아부사르가 교회보다 외부나 내부가 버젓해 보였고, 이집트의 공무원이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사진7)
모세기념교회는 현재 벤 에스라 회당이라는 이름으로 카이로에 있는 유대인들의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이 곳은 바로의 딸(후에 하트셉수트 여왕이 됨)이 모세를 물에서 건져낸 곳으로 또, 출애굽때 모세가 이곳에 이스라엘 백성을 집합시켰고 여기서 출애굽을 시작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세는 여기서 마지막 기도를 드리고 특별한 표시를 해 두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후에 유대인 회당이 지어졌는데, 어찌어찌 파괴되기도 하였고 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은 1115년에 랍비 아브라함 벤 에즈라가 예루살렘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회당을 다시 지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순서로 보면 우리의 답사 출발점이 되는 것이었죠!
회당의 구성은 제가 전문이 아니오니 목사님들에게 여쭈어 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히 들은 설명에 의하면 유대교 회당은 내부 양 가장자리에 벤치같은 앉는 공간을 둔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이 여기서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읽고 토론하는 곳이기 때문에요. 이 벤 에스라 회당 양쪽으로 앉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스라엘의 가버나움 회당에 갔을 때도 건축형식은 로마식이었지만 공간 구성은 이 에스라 시나고그와 유사하였습니다. (사진8)에 보면 센터에는 모세의 십계명판을 히브리어로 새긴 2개의 석판이 있고, 양쪽으로 대리석 기둥이 세워져 있고, 그 뒤로 길게 앉는 의자가 있습니다.
다음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이로박물관(사진9)에 가서 이집트 예술의 절정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집트의 조각술에 매료(?)되었는데요, 전체적으로 당시 이집트문명이, 그 세력이 얼마나 이스라엘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과 다른 수많은 우상숭배로 가득찬, 그러나 육체적으로 편안한 이집트를 떠나기 원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을 제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했답니다. 참으로 바로의 아들이라 칭함을 거절했던 모세님도 훌륭하셨고, 모세를 따라갔던 이스라엘 백성들도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도 떠나야겠지요?
편하게 버스를 타고 휴게소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약 3,500년전(출애굽 B.C.1446년경)과 다른 방법으로 너무나 빠르게 홍해를 건넜습니다. 수에즈 운하 밑으로 뚫은 터널을 통과해서요.
그리고 시나이 반도의 왼편길로 아래로 주욱 내려갔습니다. 버스에 앉아서 보면 오른편으로 홍해바다, 왼편으로 그 광야!
제가 상상하면서 보고 싶어 했던 것이 이 광야였습니다. 믿는 사람들은 비슷한 것같아요. 다른 사모님들도 광야에 대한 묵상을 많이 하셨나봐요. 후에 광야가 인상깊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 광야를 저는 사막으로 생각해서 왜 사막이라고 부르지 광야라고 부르나 싶었습니다. 광야는 영어로 wilderness. 황량한 곳. 그러나 여기서 광야를 보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나이반도에 나타난 광야는 한가지 종류가 아니었어요(사진10-사진12)
시나이반도를 중심으로 서쪽에 (위부터)수르광야, 신광야, 르비딤광야, 시내광야가 있고, 동쪽으로 (아래부터)바란광야, 찐광야가 있었으며, 광야의 모습도 반도 북쪽에서는 사막과 비슷하게 모래로만 되어 있는데, 점차 내려갈수록 초목이 조금씩 나타났고, 시내광야가 위치한 곳에 이르러서는 험준한 돌산들이 산맥처럼 띠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광야를 차창으로 보면서 아침에 기자의 피라미드에서 맛보았던 사막바람을 회상하며 정말 힘들게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진행하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래이건, 돌이건 모두 사람이 살 수 없었던 땅 - 광야!
그 광야에서 사흘동안 물을 얻지 못한 채 마라에 도착!
(사진13) 마라의 오아시스
(사진14) 마라의 우물
그러나 이제 살았다 하는 마음이 먹지 못할 쓴 물임을 알고 원망하는 마음으로 돌아서는 이스라엘!
저는 하루만 물을 못 먹어도 원망이 저절로 나올 것 같아요. 특히 그곳은 덮고 건조하니까고 더욱 갈증이 났겠지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하나님이 신뢰를 받기 원하는 정도가 어디까지인가 많이 생각 안해 볼래야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출애굽15:22-27절 참조)
(사진15) 저희 일행은 답사하는 곳에서 관련 성구를 찾고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에는 시내산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쓰다보니 자꾸 길어져서요. 죄송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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