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벽이슬 처럼'에 올라 있는 제 글을 읽었습니다.
후~ 제가 저런 글을 적었던 때가 있었나요?
전 지금 너무나도 하나님의 은사로 교만해 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전혀 다른 사람이 적어 놓은 것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이전보다 더 백지 상태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받은 은혜에 들떠 아무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되돌아 봅니다.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과천교회에서
김 전도사님, 전 전도사님 계실 때
일요일마다 국수를 먹었습니다.
그 국수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유인이가 용재형에게 총 쏘았던 일,
이모 병원에서 모든 교인이 주사 맞던 일,
그때 오셨다 가셨던 성도님들,
매주 돈 얻으러 오셨던 노숙자 분들,
찬송부르는 법 교육 받던 일,
한 없이 기도하며 울던 일,
흐흐 그때 용재군도 작았었는데,
슬이도 엄청 작았었는데, 지금의 솔이만 했었는데... 귀여운...
지금은 다들 엄청 크고 성숙해지고, 멋있어 지고, 아름다워지고,
목사님도 좀 젊었었고,
항상 환하게 웃던 우리 선진씨,
그땐 여드름도 없던 자랑스러운 우리 영동이, 준이,
이젠 청년이 다 되었더군요,
새록 새록 모두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한 번쯤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날 동사무소에 일이 있어 들어 가는데,
동사무소 앞 의자에 한 청년이 앉아
식사를 하려는 중이었나 봅니다.
그는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들어가다가
뭔가 나의 머리를 때리는 충격이 절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다시금 뒤돌아 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얼굴이었습니다.
그 기도의 얼굴은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그런 얼굴이었습니다.
계속 쳐다 보기도
뭔가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그런 얼굴이었습니다.
계속 쳐다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저의 얼굴은 책임 질 수 없을 정도 였으니까요.

그의 얼굴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옅은 웃음에 온화한 얼굴
그냥 봐도 그 기도가 매우 정결했습니다.
그는 웃어도 매우 아름다운 웃음을 지녔으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요즘
돌아 봅니다.
우리의 얼굴에 웃음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얼마나 정결하지 못한지

저,
바꾸어야 겠습니다.
다시금 천진무구한 웃음으로 ...

무척 걱정 됩니다.
전에 운영위원 되었을 때
신집사님, 이집사님만 괴롭히고
한 것도 없었는데,
어디서 부터 무엇을 찾아 해야 하는지
이상하리 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 보겠습니다.
아직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무엇이든
하나님 앞에서든
사회에서든
우리 교회에서든
존재감은 필요하니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