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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2

김인숙 (2009-06-19 23:50:15, Hit : 1044, Vote : 11)

어느날.....

한 준수한 청년이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의 넓고 단단한 등처럼 얼굴 하얀 소녀에 대한 사랑은 견고하고 믿을만 했습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그 또한 뜨겁게 열정적으로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넘쳐 우리를 향해 흘렀습니다.

세상에도 속하지 않아 세상 속에서 외로웠고

하나님의 나라에선 마음을 열지 않아 고독했던 우리를 향해...

얼굴을 맞대고 '피차 서로 안위하자'고 외치던 그를 무시했고

온라인 상에서라도 만나자고 하소연하던 그를 외면했습니다.

그에게도 세상살이는 힘겨웠고 믿음의 반열에 함께 섰다고 믿었던 우리에게 위로받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우리에게 주었던 사랑이 허공 중에 머뭇거리다 사라지는 것에 지쳤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뮤지컬 '시카고'를 보았습니다.
'미스터 셀로판'이란 말이 나오더군요.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투명인간 같은...

우리 모두 '미스터. 미세스, 미스 셀로판'이였나봐요.

그래서 주옥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나오면서도 공허해서 머리를 갸웃거리며 황급히 교회 문을 나섰나봐요.

그가 옳았다는 이 늦은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였으면 좋겠어요.

:: yang

2009-06-20 00:00:00